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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를 다 외웠다는 아이가 중1 첫 영어 시험에서 흔들린 이유 — 초등 6년과 중학 3년 사이에는 이만큼의 턱이 하나 있었습니다

📅 2026년 09월 10일 ✍ 코지맘

2학기 중간고사 범위표가 나오기 시작하는 시기예요.

얼마 전 초6 아이를 키우는 언니가 전화로 이렇게 물었습니다.

“초등 영어 잘하면 중학교 가서도 괜찮은 거 맞지?”

저는 바로 대답을 못 했어요.

중1 첫 지필평가를 치르고 나서 흔들리는 아이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었거든요.

학원을 안 다녀서도 아니고, 단어를 게을리해서도 아니었습니다.

초등 영어와 중학 영어 사이에는 생각보다 높은 턱이 하나 있어요.

그 턱의 높이는 놀랍게도 교육과정 문서에 숫자로 적혀 있는데, 뒤에서 그대로 보여 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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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하던 아이가 흔들리는 자리는 세 군데였어요

턱의 높이보다 먼저 보셔야 할 건, 어디서 발이 걸리느냐입니다.

① 평가의 무게 중심이 옮겨갑니다

초등 영어는 듣기와 말하기에 무게가 실려 있어요.

수업도 활동 중심이고, 평가도 수행 쪽 비중이 큽니다.

중학교에서는 이게 읽기와 쓰기 쪽으로 넘어가요.

말은 곧잘 하는데 지필평가에서 흔들리는 아이가 여기서 나옵니다.

② 문장 한 개의 길이가 달라집니다

초등 교과서의 문장은 대부분 짧고 한 덩어리예요.

중학교 본문에서는 관계사나 접속사로 이어 붙인 긴 문장이 나옵니다.

단어를 다 알아도 문장이 어디서 끊기는지를 못 잡으면 해석이 무너져요.

단어장을 아무리 늘려도 이 지점은 해결되지 않습니다.

③ 철자가 “알아보는 것”에서 “써내는 것”으로 바뀝니다

초등에서는 보기에서 고르면 됐던 단어를, 중학교에서는 빈칸에 직접 씁니다.

눈으로 아는 단어와 손으로 쓸 수 있는 단어의 차이가 여기서 그대로 드러나요.

저는 이 세 번째가 제일 억울한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아는데 못 쓴 거니까요.

📆 초3~초4 : 소리와 글자를 붙여 두는 시기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초3·4학년에 2025년부터, 초5·6학년에는 올해 2026년부터 적용되고 있어요.

이 시기 아이들이 새로 만나는 낱말 수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양을 늘리는 시기가 아니라 붙이는 시기예요.

· 아는 단어를 한 번씩 손으로 써 보게 합니다. 하루 다섯 개면 충분해요.

· 교과서에 나온 단어를 소리 내어 읽고, 그다음에 안 보고 써 보게 합니다.

· 틀린 철자는 고쳐 주지 말고 아이가 다시 보고 스스로 고치게 둡니다.

이 시기에 “다음 학년 것”을 미리 하는 건 크게 의미가 없었어요.

대신 소리와 글자가 붙어 있는지를 확인해 두면, 뒤에서 속도가 확실히 달라집니다.

📆 초5~초6 : 여기서 갈립니다

제가 보기에 진짜 갈림목은 초5·6이에요.

이때 채워야 할 건 단어 개수가 아니라 한 번에 읽어내는 글의 길이입니다.

· 교과서 본문을 하루 5분, 소리 내어 끝까지 읽습니다. 해석은 나중에 해도 돼요.

· 영어 일기를 세 문장만 씁니다. 틀려도 지우지 않고 그냥 둡니다.

· 긴 문장이 나오면 주어와 동사에만 연필로 표시하게 합니다. 해석보다 이게 먼저예요.

세 가지 다 학원 없이 집에서 되는 것들입니다.

중요한 건 매일이 아니라 끊기지 않는 거예요.

저희는 주 4회로 시작했고, 그것만으로도 본문을 끝까지 읽어내는 시간이 줄었습니다.

🔍 더 알아두면 좋아요

· 2022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의 기본 어휘 목록은 모두 3,000개 단어로 되어 있습니다. 이 가운데 800개는 초등에서, 1,200개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공통과목에서 쓰기를 권장해요 (Lee, 영어학·KASELL, 2023).

· 2015 개정과 비교하면 중학교 1~3학년군의 총 학습 어휘가 1,250단어에서 1,500단어로 늘었습니다. 초등 3~4학년군도 240단어에서 300단어로 올랐어요 (같은 자료).

· 초등 권장 어휘 800개 가운데 실제 초등 교과서에 쓰이는 건 650~700개 정도로 추정됩니다. 초등을 잘 마쳐도 100개 안팎은 비어 있는 채로 중학교에 간다는 뜻이에요 (같은 자료).

· 2025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중3의 영어 1수준(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6.5%였습니다. 국어 10.8%, 수학 14.9%보다는 낮은 편이에요 (교육부·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26년 6월 발표).

💛 코지맘의 생각

저는 한동안 “영어는 미리 빼 두는 과목”이라는 말을 믿었어요.

그런데 중학교에서 흔들린 아이들을 보면, 미리 안 빼 둬서가 아니라 초등에서 읽는 힘을 못 쌓아서인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진도를 앞당기는 것과 턱을 낮추는 건 전혀 다른 일이더라고요.

🔢 이제 그 턱의 높이를 숫자로 보여 드릴게요

2022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에 학년군별 학습 어휘 수가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초등학교 3~4학년군 : 300단어 이내

초등학교 5~6학년군 : 300단어 이내 (초등 누계 600단어 이내)

중학교 1~3학년군 : 1,500단어 이내

초등 6년 동안 쌓는 게 600단어입니다.

중학교는 3년 만에 1,500단어를 요구해요.

6년에 걸쳐 쌓은 양의 두 배 반을, 절반의 기간에 채우는 셈입니다.

시간을 보면 턱이 더 선명해집니다.

초등 영어 수업 시수는 3~4학년군 136시간, 5~6학년군 204시간으로 6년에 340시간이에요.

그런데 중학교 영어도 3년에 340시간입니다.

똑같은 340시간인데, 초등은 6년에 나눠 쓰고 중학교는 3년에 몰아 씁니다.

한 시간당 넘어가는 양이 두 배가 된다는 뜻이에요.

“중학교 가더니 갑자기 어려워졌다”는 말은 아이의 엄살이 아니었던 겁니다.

실제로 시간당 밀도가 두 배가 되고, 3년간 얹히는 새 단어가 900개쯤 더 붙거든요.

🌱 그래서 오늘 저녁에는 이 세 가지만

턱이 높다는 걸 알았다고 해서 지금부터 중학교 단어를 외울 필요는 없어요.

턱은 단어 개수로 넘는 게 아니라 읽는 힘으로 넘습니다.

· 오늘 배운 영어 교과서 본문을 소리 내어 한 번 읽게 해 주세요.

· 아이가 아는 단어 다섯 개를 안 보고 써 보게 해 주세요.

· 긴 문장 하나에 주어와 동사만 표시하게 해 주세요.

세 가지 다 합쳐서 10분이 안 걸립니다.

초6이라면 지금 시작해도 중학교 입학까지 여섯 달 가까이 남아 있어요.

그 정도면 읽는 속도는 충분히 달라집니다.

저도 아이 영어를 붙잡고 조급했던 시기가 있었는데, 결국 도움이 된 건 진도가 아니라 매일 5분이었어요.

코지맘이 항상 응원해요! 💛

📚 참고 자료

· 교육부, 「2022 개정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 영어과」 (학년군별 학습 어휘 수: 초3~4 300단어 이내, 초5~6 300단어 이내·누계 600단어 이내, 중1~3 1,500단어 이내)

· 교육부, 「2022 개정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 (영어 시수: 초등 3~4학년군 136시간, 5~6학년군 204시간, 중학교 340시간)

· Lee, Hyunoo, 「2022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 기본 어휘 목록: 개발과 적용」, 영어학(Korean Journal of English Language and Linguistics), 2023 (기본 어휘 3,000개의 800·1,200·1,000 배분)

· 교육부·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25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2026년 6월 발표 (중3 영어 1수준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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