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교육 트렌드
학폭 안내문 ‘동의’ 칸에 그날 바로 서명하지 마세요 — 올해 초등 저학년에 새로 생긴 4주짜리 갈림길 (초등 피해응답률 5.0% 역대 최고·초1~3 심의 3분의 1은 ‘조치 없음’)
개학 3주차, 저녁 설거지를 하는데 아이가 등 뒤에서 이렇게 말했어요.
“엄마, 오늘 걔가 또 내 팔 꼬집었어.”
‘또’라는 한 글자에 손이 멈췄습니다.
다음 날 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며칠 뒤 서명해야 할 칸이 있는 종이 한 장이 왔고, 저는 그날 밤 그 종이를 식탁에 펴 둔 채 한참을 앉아 있었어요.
그 칸에 뭘 체크하느냐에 따라 다음 몇 주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걸 그날 처음 알았거든요.
그리고 올해부터는 그 갈림길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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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부터 보면, 지금 흔들리는 건 초등입니다
교육부가 2025년 9월 17일 발표한 2025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전수조사) 결과에서 전체 피해응답률은 2.5%였습니다.
그런데 학교급별로 갈라 보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초등학교 5.0%, 중학교 2.1%, 고등학교 0.7%였습니다.
초등학교만 1년 새 0.8%p가 올랐고,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치였어요.
초·중·고 전체 피해 유형은 언어폭력 39.0%, 집단 따돌림 16.4%, 신체폭력 14.6%, 사이버폭력 7.8% 순이었어요.
즉 대부분은 칼로 자르듯 ‘가해자와 피해자’로 갈리는 사건이 아니라, 말과 관계에서 시작된 일이라는 뜻이에요.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이 밝힌 자료를 보면, 최근 3년간 초등 1~3학년 학교폭력 심의 건수 가운데 약 3분의 1이 ‘조치 없음’으로 끝났습니다.
아이 둘이 몇 달을 조사와 심의에 끌려다니고, 결론은 “조치 없음”이었다는 뜻이죠.
그래서 올해 갈래가 하나 늘었어요 — ‘관계회복 숙려제’
이름이 낯설지만 구조는 단순합니다.
저학년의 경미한 사안일 때, 심의로 넘기기 전에 먼저 관계를 풀어볼 시간을 두는 제도예요.
서울시교육청은 2025년 2학기에 6개 교육지원청(동부·서부·남부·북부·강서양천·성북강북)에서 초1~3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했고, 2026년에는 서울 초등학교 전체로 확대했습니다.
교육부도 2025년 9월 16일, 초1~2 대상 숙려제를 2026년 3월부터 희망하는 시도교육청에서 시범 도입하겠다고 밝혔어요.
숙려 기간은 4주 안팎으로 검토됐고, 세부 운영 방식은 교육청마다 다릅니다.
핵심은 세 가지예요.
양쪽 모두가 동의해야 시작되고, 진행되는 동안 학교 전담기구의 심의는 미뤄지며, 참여했다고 사안이 자동으로 종결되지는 않습니다.
중대하거나 반복된 폭력, 한쪽이라도 동의하지 않는 경우는 지금까지와 똑같이 기존 절차로 갑니다.
서울 시범운영에서는 관계조정 프로그램 개시 비율이 같은 해 상반기보다 약 9%p, 관계회복 성공 비율이 약 11%p 올랐어요.
엄마가 서명해야 하는 칸은 실은 세 개예요
그 종이는 하나의 선택처럼 보였지만, 알고 보니 순서대로 오는 세 개의 갈림길이었어요.
① 신고를 접수할까 말까
여기서 판단 기준은 “심각한가”가 아니라 “반복되는가, 아이가 무서워하는가, 아이 혼자 멈출 수 있는가”입니다.
한 번의 다툼이라도 아이가 등교를 겁내면 신고 대상이고, 반대로 아이가 이미 스스로 정리했다면 담임 선생님과의 상담으로 충분한 경우도 있어요.
② 학교장 자체해결에 동의할까 말까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3조의2는 네 가지를 모두 충족할 때만 학교장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하고 있어요.
2주 이상의 치료를 요하는 진단서를 발급받지 않았을 것, 재산상 피해가 없거나 즉시 복구되었을 것, 학교폭력이 지속적이지 않을 것, 신고에 대한 보복행위가 아닐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피해학생과 보호자가 심의위원회 개최를 원하지 않는다는 서면 확인이 있어야 해요.
중요한 건 이 서명의 무게예요.
자체해결로 종결된 동일 사안은 원칙적으로 다시 심의를 요청할 수 없고, 합의 불이행·추가 피해 확인·보복행위처럼 사정이 달라졌을 때만 예외가 인정됩니다(교육부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이드북」).
그러니 네 요건 중 특히 ‘지속적이지 않을 것’에서 한 번 멈춰 서세요.
3월부터 같은 아이에게 반복해서 당한 일이라면, 요건 자체가 성립하지 않으니까요.
③ 관계회복 프로그램(숙려제)에 동의할까 말까
이건 ‘용서하라’는 요구가 아니라 ‘시간을 벌겠느냐’는 제안에 가까워요.
저는 이 네 가지를 기준으로 삼으시라고 말씀드려요.
상대 아이와 보호자가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있는가, 아이가 그 아이와 같은 교실에서 1년을 더 지내야 하는가, 우리 아이가 마주 앉는 걸 무서워하지 않는가, 학교가 프로그램 기간 중 분리·보호 조치를 유지해 주는가.
네 개 중 ‘아니오’가 두 개 이상이면 저는 서두르지 않는 쪽을 권합니다.
흔한 오해 세 가지, 사실은 이렇습니다
오해 1 — 숙려제에 동의하면 사건이 없던 일이 된다.
사실은 심의가 ‘유예’되는 것이고, 회복되지 않으면 다시 절차가 진행됩니다.
오해 2 — 저학년이라 그냥 넘어가도 된다.
사실은 초등 피해응답률이 5.0%로 학교급 중 가장 높고, 전체 피해 유형에서도 언어폭력과 집단 따돌림이 절반을 넘습니다(교육부, 2025).
오해 3 — 우리 지역에도 당연히 숙려제가 있다.
사실은 시도교육청별 시범 사업이라 지역마다 시행 여부와 대상 학년이 다릅니다.
오늘 저녁 15분이면 되는 세 가지
첫째, 기록을 시작하세요.
날짜, 시간, 장소, 아이가 그대로 옮긴 말, 목격한 친구 이름, 그날 아이의 상태를 한 줄씩 적어 두면 됩니다.
기억은 흐려지지만 기록은 남고, 이 기록이 ‘지속적이었는지’를 가르는 근거가 돼요.
둘째, 아이에게 묻는 문장을 바꿔 보세요.
“누가 그랬어?” 대신 “오늘은 그 일이 몇 번 있었어?”, “그때 옆에 누가 있었어?”로요.
아이는 범인을 지목하라는 질문에는 입을 닫고, 장면을 묻는 질문에는 이야기를 꺼내더라고요.
셋째, 학교 학교폭력 책임교사나 관할 교육지원청에 “우리 학교도 관계회복 숙려제 대상인가요?” 한 번만 물어봐 두세요.
일이 생긴 다음에 알아보면 늦고, 미리 알아 두면 선택지를 아는 상태에서 서명할 수 있어요.
🔍 더 알아두면 좋아요
• 2025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피해응답률: 전체 2.5%, 초등 5.0%(0.8%p↑)·중 2.1%·고 0.7% (교육부, 2025.9.17 발표)
• 피해 유형: 언어폭력 39.0%, 집단 따돌림 16.4%, 신체폭력 14.6%, 사이버폭력 7.8% (교육부, 2025)
• 학교장 자체해결 4요건과 피해학생·보호자 서면 확인: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3조의2, 같은 법 시행령 제14조의3
• 관계회복 프로그램 운영 근거: 같은 법 시행령 제14조의3(피해학생·가해학생과 보호자 간 관계 회복 프로그램 운영)
• 관계회복 숙려제: 서울시교육청 2025년 2학기 6개 교육지원청 초1~3 시범 → 2026년 서울 초등 전체 확대, 교육부는 2026년 3월부터 희망 시도교육청 초1~2 시범 도입(숙려 기간 4주 안팎 검토)
• 학교폭력 신고: 117 학교폭력 신고상담센터(24시간), 안전Dream(safe182.go.kr)
💛 코지맘의 생각
저는 처음에 ‘관계회복’이라는 말이 참 얄밉게 들렸어요.
우리 애가 꼬집혔는데 왜 우리가 화해를 고민해야 하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결과지 한 장을 받고 나서도 아이는 내일 아침 그 교실에 다시 들어가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화해할까 말까’가 아니라 ‘우리 아이가 안전한 상태에서 선택하고 있는가’를 기준으로 봐요.
📚 참고 자료
• 교육부, 「2025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전수조사) 결과」, 2025.9.17
• 교육부,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이드북」, 2025
•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3조의2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4조의3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 서울특별시교육청, 「초1~3 경미한 학교폭력 관계회복 숙려제 시범 운영」 보도자료, 2025.6.16
• 교육부, 「교육공동체가 함께 만드는 안전한 학교」, 2026.3.19
서명을 미룬다고 나쁜 부모가 되는 게 아니에요.
하루만 더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할 권리가 우리에게 있습니다.
오늘 저녁엔 아이 팔을 한 번 걷어 보고, 수첩 첫 줄에 날짜부터 적어 두세요.
코지맘이 항상 응원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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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코지맘이 옆에서 도와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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