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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맨날 동생 편이야”라는 말에 억울해진 밤, 저는 심판을 그만두기로 했어요

📅 2026년 08월 08일 ✍ 코지맘

어제 저녁 여덟 시, 거실에서 리모컨 하나로 시작된 다툼이 십 분 만에 방문 쾅 소리로 끝났어요.

큰아이는 “엄마는 맨날 동생 편이야”라고 소리쳤고, 둘째는 울면서 제 뒤에 숨었어요.

저는 그 순간 억울했어요.

저는 한 번도 누구를 더 좋아한 적이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날 밤 설거지를 하면서, 제가 매번 하던 첫마디가 뭐였는지 떠올랐어요.

“누가 먼저 그랬어?”

저는 엄마가 아니라 심판이었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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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몇 번을 싸워야 ‘많이’ 싸우는 걸까요

형제자매의 다툼 횟수를 실제로 세어본 관찰 연구가 있어요.

가정에서 어린 형제자매를 관찰한 연구에서는 갈등이 시간당 여섯 번까지 기록되기도 했어요 (Perlman & Ross, 1997).

물론 초등 고학년은 이보다 횟수가 줄지만, 대신 말이 날카로워져요.

주먹 대신 “너 때문에”, “쟤는 왜 안 혼내” 같은 문장이 오가는 시기예요.

그리고 방학은 구조적으로 다툼이 늘 수밖에 없어요.

2023년 아동종합실태조사를 보면 9~17세 아동이 원하는 ‘친구와 노는 시간’ 비율은 42.9%인데, 실제로는 18.6%에 그쳤어요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23년 아동종합실태조사).

학기 중에도 친구와 보내는 시간이 원하는 만큼 안 되는데, 방학이면 그마저 더 줄어요.

남는 건 하루 종일 같은 집에 있는 형제자매 한 명이에요.

싸움이 는 게 아이 성격이 나빠져서가 아니라, 같이 있는 시간이 두 배가 됐기 때문일 수 있다는 뜻이에요.

제가 자주 쓰던 세 마디, 그런데 왜 매번 다시 싸웠을까요

① “누가 먼저 그랬어?”

이 질문은 과거로 갑니다.

아이 둘은 그 순간부터 해결이 아니라 증거 수집을 시작해요.

부모 중재를 훈련시킨 연구에서 중재 집단의 부모는 아이들의 감정을 더 많이 이야기하고, 지난 잘못을 탓하는 말은 더 적게 했어요 (Ross & Lazinski, Early Education and Development, 2014).

그리고 그 집 아이들은 서로에게 “그럼 어떻게 할까?”를 먼저 묻는 비율이 늘었어요.

② “네가 형(누나)이니까 참아.”

이 말은 다툼을 서열로 끝내요.

문제는 이 문장이 반복되면 큰아이 머릿속에 “이 집에서 나는 손해 보는 쪽”이라는 공식이 생긴다는 거예요.

편애라는 오해는 대부분 사건 하나가 아니라 이런 공식에서 자라요.

③ “둘 다 방으로 들어가.”

가장 조용해지는 방법이지만, 가장 자주 반복되는 방법이기도 해요.

형제 갈등에 부모가 개입하지 않고 두는 방식은 이후 갈등이 다시 일어나는 것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었어요 (Kramer, Perozynski, & Chung, 1999).

그날 밤은 조용하지만, 다음 날 같은 자리에서 같은 싸움이 시작되는 이유예요.

“엄마는 동생만 좋아해”를 그냥 넘기면 안 되는 이유

저는 이 말을 오래 ‘삐진 소리’로 들었어요.

그런데 국내 연구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어요.

형제 169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부모의 차별적 양육을 크게 지각할수록 형제의 자존감은 낮았고 거부민감성은 높았어요 (설경옥·김유나, 한국심리학회지: 발달, 2018).

거부민감성은 ‘나는 거절당할 것 같다’고 미리 예민하게 반응하는 성향이에요.

중요한 건 그다음이에요.

이 연구에서는 누가 더 사랑받는 쪽인지와 상관없이, 집 안에 차별이 많다고 느낄수록 양쪽 형제 모두 자존감이 낮고 거부민감성이 높았어요.

덜 사랑받는다고 느끼는 아이만 힘든 게 아니라는 뜻이에요.

즉, 진짜 편애를 했느냐보다 아이가 그렇게 ‘느끼고 있느냐’가 마음에 남아요.

그래서 “그런 적 없어”라고 해명하는 대신, “언제 그렇게 느꼈어?”라고 묻는 게 먼저였어요.

심판을 그만두고, 중계를 시작했어요 🎙

판결을 내리는 대신 두 아이의 말을 정리해서 되돌려주는 역할로 바꿨어요.

저녁에 그대로 써본 4단계예요.

1단계 · 사건이 아니라 규칙부터 (30초)

“지금부터 세 가지만 지킬 거야. 끼어들지 않기, 이름 부르며 비난하지 않기, 둘 다 말할 기회 갖기.”

누가 잘못했는지 묻기 전에 대화 방식을 먼저 정하는 게 핵심이에요.

이 30초가 없으면 남은 십 분이 전부 말싸움이 돼요.

2단계 · 각자 1분, 타이머를 켜고

저는 휴대폰 타이머를 1분에 맞추고 식탁에 올려뒀어요.

“먼저 말하는 사람이 이기는 게 아니라, 둘 다 1분씩 있어”라고 말해줬어요.

순서는 매번 바꿔요. 어제 먼저 말한 아이가 오늘은 두 번째예요.

3단계 · 감정에 이름을 붙여 되돌려주기

“형은 먼저 켠 걸 뺏겨서 무시당한 기분이었구나.”

“동생은 형이 소리를 질러서 무서웠고.”

판단하는 말(“그건 네가 잘못했네”)을 빼고, 들은 그대로만 요약해요.

4단계 · 답은 제가 내지 않아요

“그래서 내일은 어떻게 하면 좋겠어?”만 물었어요.

아이들이 정한 규칙은 종이에 적고 냉장고에 붙였어요. 우리 집은 “리모컨은 저녁 먹고 홀수 날은 형, 짝수 날은 동생”이었어요.

제가 정해준 규칙보다, 자기들이 만든 규칙이 훨씬 오래갔어요.

첫날엔 4단계까지 못 갔어요.

2단계에서 큰아이가 “됐어”라며 일어났거든요.

그래도 사흘째부터는 제가 타이머를 꺼내는 것만으로 목소리 톤이 한 단계 내려갔어요.

🔍 더 알아두면 좋아요

· 가정 관찰 연구에서 어린 형제자매의 갈등은 시간당 여섯 번까지 기록되기도 했어요. 다툼 자체가 이상 신호는 아니라는 뜻이에요 (Perlman & Ross, 1997).

· 부모가 개입하지 않고 그냥 두는 방식은 이후 갈등 재발과 밀접히 관련됐어요. ‘알아서 풀게 두기’가 항상 답은 아니에요 (Kramer, Perozynski, & Chung, 1999).

· 중재를 훈련한 부모 집단은 아이들의 감정을 더 자주 언급하고 과거 잘못을 덜 탓했고, 그 집 아이들은 서로에게 해결 방법을 묻는 행동이 늘었어요. 대상 연령은 3세 6개월~11세였어요 (Ross & Lazinski, Early Education and Development 25(2), 2014).

· 부모의 차별적 양육을 크게 지각한 형제는 자존감이 낮고 거부민감성이 높았으며, 이는 선호받는 쪽·차별받는 쪽 모두에서 나타났어요 (설경옥·김유나, 한국심리학회지: 발달, 2018, 형제 169명).

· 9~17세 아동이 원하는 ‘친구와 노는 시간’ 비율은 42.9%인데 실제는 18.6%예요. 방학에 형제 다툼이 느는 현실적인 배경이에요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23년 아동종합실태조사, 5,753가구).

💛 코지맘의 생각

심판은 판결을 내리고 끝나지만, 다음 경기에서 또 필요해요.

중계자는 매번 필요하지 않아요. 아이들이 규칙을 배우고 나면 자기들끼리 경기를 이어가거든요.

형제 싸움을 없애는 게 목표가 아니라, 싸운 뒤에 돌아오는 길을 알려주는 게 목표라고 생각을 바꿨어요.

‘편애한다’는 오해를 줄이는 작은 습관 다섯 가지 ✅

1. 공평 말고 각각으로 말해요.

“똑같이 해줬잖아”보다 “너한테 필요한 건 이거고, 동생한테 필요한 건 저거야”가 통해요.

아이가 원하는 건 같은 양이 아니라 자기 몫을 인정받는 경험이더라고요.

2. 하루 5분, 한 명만 보는 시간을 만들어요.

설거지하며 큰아이만, 자기 전에 둘째만. 짧아도 ‘단둘’이라는 게 중요해요.

3. 비교 문장을 통째로 빼요.

“형은 안 그랬는데”는 훈육이 아니라 순위 발표예요.

4. 혼낼 땐 따로 불러요.

다른 아이 앞에서 혼나면 내용보다 창피함이 남고, 지켜본 아이는 서열을 배워요.

5. 아이가 “불공평해”라고 하면 해명 대신 질문부터 해요.

“언제 그렇게 느꼈어?”라고 물으면 대부분 구체적인 장면 하나가 나와요. 그 장면 하나만 고치면 돼요.

💛 코지맘의 생각

그날 밤 큰아이 방에 들어가 “아까 엄마가 누가 먼저 그랬냐고 물은 거, 그거 서운했지?”라고 물었어요.

아이가 이불을 뒤집어쓴 채로 “응”이라고 짧게 답하는데, 그 한 글자에 마음이 놓였어요.

사과할 일은 편애가 아니라, 아이 말을 끝까지 안 들은 그 십 분이었어요.

오늘 저녁, 딱 한 가지만 바꾼다면

첫마디를 “누가 먼저 그랬어?”에서 “각자 1분씩 말해볼까?”로 바꿔보세요.

이 한 문장이 재판을 대화로 바꿔줘요.

그리고 다툼이 끝난 뒤에 아이 둘을 따로 한 번씩 불러 안아주세요.

아이가 확인하고 싶은 건 누가 이겼는지가 아니라, 싸운 뒤에도 자기 자리가 그대로인지예요.

📚 참고 자료

·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23년 아동종합실태조사」, 2024 발표 (18세 미만 아동가구 5,753가구, 9~17세 삶의 만족도 7.14점/주양육자와의 관계 26.42점)

· 설경옥·김유나, 「형제가 지각한 부모의 차별적 양육행동과 자존감의 관계에서 거부민감성의 매개효과」, 한국심리학회지: 발달, 2018

· Ross, H. & Lazinski, M., 「Parent Mediation Empowers Sibling Conflict Resolution」, Early Education and Development 25(2), 2014

· Kramer, L., Perozynski, L., & Chung, T., 형제 갈등에 대한 부모의 개입 전략 연구, Child Development, 1999

· Perlman, M. & Ross, H., 가정 내 형제자매 갈등 관찰 연구, 1997

싸우는 형제를 보며 “내가 뭘 잘못 키웠나”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다툼은 같이 자란다는 증거이고, 우리가 할 일은 그 다툼에 규칙을 하나 얹어주는 것뿐이에요.

코지맘이 항상 응원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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